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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고양이 검은 고양이>

기쿠치 치키 그림, 글 

김난주 옮김

시공주니어

순수한 아이의 책 선정

아이들은 대부분 동물을 좋아합니다. 저희 딸아이도 동물을 무척 좋아하는데 특히, 강아지나 고양이는 더욱 좋아합니다. 강아지나 고양이는 산책할 때 주변에서 많이 만나게 됩니다. 이럴 때 아이들이 많이 하는 말은 바로 '귀엽다' 입니다. 그리고 나서 저희 딸은 이런 알을 덧 붙입니다. '와, 나도 집에서 강아지랑 고양이랑 놀고 싶다.’ 이 말을 들은 저는 보통 아이에게 안된다는 말을 먼저 하곤 했습니다. 그럼 아이는 울며 불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합니다. 그러다 문득 육아서에 본 말이 기억났습니다. 아이가 동물을 키우고 싶어할 때 키울 수 없다고 아이의 아이디어와 생각을 단칼에 자르지 말고 수용해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동물을 키우고 싶어할 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먼저 아이가 준비될 수 있게 그 동물에 대해 공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서 저도 아이가 1 개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말할 때 이 방법을 써봤습니다. 아이는 자신의 생각이 거절당하지 않은 것에 신나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집에 돌아오자마자 자신의 책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는 책 한권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 책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 그려져있었습니다. 하얀 고양이와 검은 고양이였습니다. 검은고양이가 뒤에 있고 하얀 고양이는 앞에 있습니다. 검은 고양이는 붓의 터치감이 보이게 채색이 되어있습니다. 하얀고양이는 검은고양이가 없다면 보이지 않을정도로 얇은 선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마치 투명한 고양이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표지에는 두마리 고양이 위로 노란 나비가 한마리 있습니다. 아이는 표지에 고양이가 보여서 가지고 온 것입니다. 하지만 책내용은 고양이가 주인공일 뿐 고양이 키우기에 대한 정보는 없었습니다. 아이의 순수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누가 더 예쁜 고양이인가?

아이가 가지고 온 책의 제목은 <흰 고양이 검은 고양이>입니다. 표지의 그림과 아주 잘 어울리는 제목입니다. 검은 고양이와 흰 고양이는 서로의 털을 좋아하며 언제나 같이 다닙니다. 수풀에도 흙밭에도 꽃이 핀 나무에도 함께 놀러갑니다. 그때마다 숲속 친구들이 나타나 두 친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 우와, 흰 고양이는 예쁘다. 풀 숲어서는 초록색이고 흙밭에서는 갈색으로 물들고 노란꽃 옆에서는 노란색이 되네. 검은 고양이는 그냥 검은색인데.” 이런 말들 이 반복되고 마을 사람들도 흰고양이만 찾아 검은 고양이는 깊은 숲속으로 도망치게 됩니다. 계속 도망치다 검은 고양이는 알록달록 예쁜 꽃이핀 꽃밭에 도착합니다. 흰 고양이도 검은 고양이를 따라 이곳에 도착합니다. 꽃밭에 있는 든 고양이를 보면 한 마리는 눈에 잘 띄는데 다른 한마리는 잘 보이질 않습니다. 어떤 고양이가 더 잘 보일 것 같습니까? 저는 흰 고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선 이야기에서 흰 고양이가 여러 색으로 물들어 예쁘다고했으니 이 꽃밭에서도 역시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틀렸습니다. 이 알록달록 꽃 밭에서 눈에 잘 보이는 것은 검은 고양이였습니다. 흰 고양이는 꽃 색깔에 물들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검은 고양이는 자기의 색을 잘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눈에 잘 보입니다. 본인의 색을 깨달은 검은 고양이와 흰 고양이는 다시 사이좋은 친구가 되어 언제나 함께 다니게 됩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검은 고양이의 가치를 알아 봐준 사람은 바로 매일 같이 다니던 흰 고양이였습니다. 흰고양이는 자신과 다른 검은 고양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그의 정체성을 일깨워줍니다. 흰 고양이는 주변의 관심과 말에 처음과 다르게 변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과 다른 생김새의 검은 고양이와 놀지 않고 자신처럼 예쁘다고 생각되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흰 고양이는 처음부터 검은 고양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했기 때문에 주변의 어떤 말에도 흔들리지 않고 검은 고양이이가 정체성을 찾을 수 있게 도왔습니다. 이 이야기는 검은 고양이와 흰 고양이의 우정이야기 같기도 하지만 부모와 자식간에 그리고 연인 간의 사랑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검은 고양이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했던 흰 고양이처럼 전 오늘 하루 제 자신을, 그리고 배우자와 제 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려고 노력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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