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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밤이 오면>
저자 스즈키 노리타케
출판 비룡소
가정에서 흔한 잠자리 풍경
저는 아이와 잠자리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잠을 자기 전에 하루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거나 책을 읽습니다. 잠자리에서 아이의 상상력은 폭발합니다. 가만히 누워 자신의 머릿속의 도화지에 다양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 아이의 머릿속의 생각들이 더 풍부하고 자유로워지는 것 같습니다. 상상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잠은 머릿속에서 잊히고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를 또 만들고 있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그러다 저는 지쳐서 빨리 자라고 재촉하고 아이는 아직 이야기가 남아서 잠이 들지 못하고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기도 합니다.
아이의 잠자리를 방해하는 것이 또 있습니다. 바로 장난감과 인형입니다. 아이의 방에 침대가 있는데 침대에 누워도 아이의 머리에는 장난감이 있고 주변에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이 보입니다. 같이 자고 싶다며 장난감을 가지고 침대 주변에 늘어 놓습니다. 이러다 보면 어느덧 한 시간은 훌쩍 지나가 있습니다. 그러다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인형을 끌어안고 상상의 꿈나라로 향하게 됩니다. 마치 이 책의 표지 모습처럼 말입니다.
<깜깜한 밤이 오면>의 표지에는 한 아이가 누워있습니다. 그 옆에는 공룡과 우체통이 있습니다. 4명의 친구는 나란히 이불을 덮고 있지만 눈은 동그랗게 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책의 면지에는 ‘상상력이 넘치는 아이들과 그들을 재우느라 애쓰고 있는 어른들에게’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같았습니다. 아마 아이를 재워본 사람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잠자리에서 상상의 자리로
<깜깜한 밤이 오면>은 한 남자 아이와 엄마가 등장합니다. 첫 장면은 잘 준비를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나옵니다. 이부자리가 펼쳐져 있고 엄마는 누워있는데 아들은 장난감을 매만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는 아이가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과 책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엄마는 자라고 말하지만 벽이 이상해지고 문이 이상해지고 창문에 이상한 것이 보입니다. 하지만 엄마는 이를 보지 못하고 아이를 재우기 위해 이런저런 말을 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자지 못하고 상상의 세상을 보게 됩니다. 물고기 비행기가 날아오고 장난감이 거기에 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공룡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낮에 있었던 일과 연결되어 우체통이 살아서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이야기를 할 때마다 엄마는 자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이에 굴하지 않고 상상의 이야기를 해 나갑니다.
상상의 이야기에서 얻는 힌트들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 아이와 저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멀리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더 하고 싶고 엄마인 저는 빨리 쉬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공존하는 현장입니다. 누구 하나가 잠들지 않으면 끝나지 않을 현장이기도 합니다. 잠을 자지 않으려하는 아이를 보면서 답답하기도 하지만 전 책을 보면서 조금의 힌트를 얻었습니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집 마당에 공룡이 있고 어떤 건물에는 구슬이 굴러다니기도 합니다. 그림 곳곳의 엉뚱함을 찾다 보면 이 책의 주인공이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잠자리의 상상력의 시간은 아이의 흥밋거리와 관심사를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힌트를 얻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할지 몰라 고민이 된다면 잠자리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와 잠자리에서 했던 이야기들 중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아이가 잠자리에 들면 그 이야기를 정리해서 아이와 그림책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아이가 어려 모든 것을 혼자서 그림과 글로 표현하기는 힘들겠지만 저와 둘이 누워서 도란도란 나눴던 추억을 기록한다는 마음으로 아이와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아! 책을 다 읽은 후에 책 맨 마지막 페이지에 있는 알쏭달쏭 퀴즈를 아이와 함께 풀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 퀴즈를 풀다보면 그림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고 앞서 보지 못한 많은 그림을 보게 됩니다. 주의 깊은 관찰로 답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답은 뒷 페이지에 기록되어 있답니다.